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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가지 가지치기는 너무 어려워(장마 때 한쪽이 부러진 경험) 욕심이 불러온 참사와 무성했던 가지 숲의 실체처음 텃밭을 시작했을 때의 설렘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작은 모종이 흙에 뿌리를 내리고 초록빛 잎사귀를 하나둘 펼치는 모습은 마치 아이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과도 같았지요. 그중에서도 보랏빛 꽃을 탐스럽게 피우는 가지는 제 텃밭의 주인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애정이 너무 과했던 탓일까요? 아니면 초보 농부의 무지함 때문이었을까요? 장마가 몰아치던 어느 여름날, 제가 가장 아끼던 가지 나무 한쪽이 처참하게 꺾여버린 사건은 제 농사 인생에서 잊지 못할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가지는 자라는 속도가 무척 빠릅니다. 처음 심었을 때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였던 줄기가 어느새 제 허벅지 높이까지 쑥쑥 자라더군요. 그때 저는 단순히 잎이 많고 줄기가 굵으.. 2026. 3. 1.
43. 인공수분 처음 해보고 호박 열린 감격 호박 꽃은 무성한데 열매가 열리지 않았던 이유처음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을 때 제 마음은 의욕으로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씨앗을 심고 싹이 트는 과정은 정말 신기했지만, 정작 열매를 맺는 단계에 접어들자 예상치 못한 난관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호박은 꽃만 무성하게 피어날 뿐이지 좀처럼 열매가 커지지 않고 노랗게 변하며 떨어지기 일쑤였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하며 매일 아침 텃밭을 서성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텃밭 한쪽을 가득 채운 호박 덩굴을 보며 매일 기분 좋은 상상에 빠졌습니다. 커다란 노란 꽃이 활짝 피었을 때만 해도 곧 주먹만 한 호박이 주렁주렁 열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꽃 아래에 아주 작은 아기 호박 모양이 달려 있기에 이제 됐구나 싶었지만, 딱 3일만 지.. 2026. 2. 28.
42. 호박 암꽃만 피고 수꽃이 안 피는 황당한 상황 텃밭을 가꾸다 보면 정말 예상치 못한 일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합니다. 특히 호박을 키울 때는 더욱 그렇더군요. 작년인가요, 제가 정성껏 심은 호박 모종이 무럭무럭 자라나서 넝쿨 길이가 3미터를 훌쩍 넘겼을 때 의 일입니다. 매일 아침 텃밭에 나가서 잎사귀 아래를 들여다보는 것이 제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잎사귀가 제 손바닥 두 개를 합친 것보다 훨씬 크게 자라나고, 줄기도 제 엄지손가락만큼 굵어지는 것을 보며 올해 호박 농사는 대성공이겠구나 싶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런데 정작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부터 제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호박 넝쿨에 암꽃만 가득할 때의 당혹감처음 호박 꽃봉오리가 맺혔을 때 저는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꽃 아래에 아.. 2026. 2. 28.
41. 단호박 키우려다 공간 부족으로 중도 포기한 이야기 단호박 농사라는 달콤한 꿈의 시작텃밭을 가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구석에 원대한 꿈을 품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지요. 마트에서 파는 그 작고 단단한 단호박을 내 손으로 직접 수확해 쪄 먹는 상상을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씨앗을 심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농사라는 것이 어디 제 마음처럼만 흘러가던가요? 의욕만 앞선 초보 도시 농부에게 단호박은 생각보다 훨씬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존재였습니다. 처음 단호박 씨앗을 포트에 심었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참 좋았습니다. 꼬박 7일이 지나자 흙을 뚫고 올라온 떡잎 은 어찌나 튼실하고 귀엽던지요. 다른 작물들보다 유난히 두툼한 잎을 보며 올해 단호박 농사는 대성공일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본잎이 세 장 정도 나왔을 때, 모종의 길이는 고작 1.. 2026.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