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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옥수수 수염 나오고 설레다가 알맹이 없어서 실망한 날 텃밭을 가꾸다 보면 마치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것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말을 이제야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을 때만 해도 그저 파란 싹이 올라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었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작물이 자라나면서 제 기대감도 쑥쑥 커져만 갔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기대를 모았던 주인공은 단연 옥수수였습니다. 키가 제 가슴팍을 넘어서고 어느덧 제 정수리 위까지 훌쩍 자랐을 때의 그 늠름함 이란 정말 장관이었거든요. 하지만 수확의 기쁨을 맛보려던 찰나에 마주한 그 듬성듬성한 알맹이들은 제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내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그 설레었던 기다림과 처참했던 실망의 기록을 진솔하게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옥수수 수염의 유혹과 15cm의 기다림옥수수 대가 제 키.. 2026. 3. 4.
49. 가지 모종 심었는데 3개월째 열매가 하나도 안 열려요 잎사귀만 손바닥보다 크게 자라고 꽃은 뚝뚝 떨어지던 90일의 기록귀농이나 거창한 주말농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집 앞 작은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를 따먹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입니다. 특히 보랏빛 광택이 매력적인 가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물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모종 가게에서 가장 튼튼해 보이는 녀석으로 세 포기를 사와 정성껏 심었지요. 그런데 웬걸요! 심은 지 벌써 3개월, 그러니까 거의 90일이 다 되어가는데 제 텃밭의 가지는 열매를 맺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잎사귀만 제 얼굴보다 더 크게 자라나서 텃밭의 공간을 다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죠. 오늘은 제가 3개월 동안 겪었던 좌절과 나중에야 깨닫게 된 가지 농사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들을 아주 솔직하게 공유해 보려.. 2026. 3. 4.
48. 바질 꽃대 자르는 타이밍 놓쳐서 향 없어진 경험 텃밭을 가꾸다 보면 식물이 주는 정직함에 놀랄 때가 참 많습니다. 정성을 들인 만큼 보답을 해주기도 하지만, 잠시라도 방심하면 여지없이 그 대가를 치르게 하거든요. 저에게는 이번 바질 키우기가 딱 그런 사례였습니다. 파스타나 샐러드를 좋아해서 시작한 바질 농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나 싶었는데, 결국 꽃대 하나를 제때 자르지 못해 그토록 사랑하던 바질 특유의 향을 잃어버리는 뼈아픈 경험 을 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는지, 제가 놓쳤던 그 결정적인 순간들에 대해 생생하게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무성하게 자라던 바질 숲에 찾아온 하얀 변화처음 바질 모종을 심었을 때는 정말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습에 감탄사만 나왔습니다. 매일 아침 베란다 텃밭으로 달려가 잎사귀를 살짝 건드리면 코끝을 찌.. 2026. 3. 3.
47. 바질은 키우기 쉽다더니 자꾸 웃자라는 이유 키만 쑥쑥 크는 바질의 배신과 처참한 실상처음 데려온 바질 모종은 키가 겨우 5cm 남짓한 귀여운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흐르자, 이 녀석들이 옆으로는 퍼지지 않고 위로만 무섭게 자라기 시작하더군요. 길이 15cm쯤 됐을 때였습니다. 줄기는 젓가락보다 가느다란데 키만 껑충하니,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이라도 툭 꺾일 것 같아 조마조마했습니다. 잎은 또 얼마나 작고 연약한지,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보는 그 두툼하고 짙은 녹색의 잎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웃자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줄기 마디 사이의 간격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면서 식물이 전체적으로 힘이 없어지는 현상 말이죠. 옆에서 키우던 방울토마토 곁순 제거를 해줄 때는 그렇게나 손맛이 좋았는데, 바질은.. 2026.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