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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호박 암꽃만 피고 수꽃이 안 피는 황당한 상황 텃밭을 가꾸다 보면 정말 예상치 못한 일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합니다. 특히 호박을 키울 때는 더욱 그렇더군요. 작년인가요, 제가 정성껏 심은 호박 모종이 무럭무럭 자라나서 넝쿨 길이가 3미터를 훌쩍 넘겼을 때 의 일입니다. 매일 아침 텃밭에 나가서 잎사귀 아래를 들여다보는 것이 제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잎사귀가 제 손바닥 두 개를 합친 것보다 훨씬 크게 자라나고, 줄기도 제 엄지손가락만큼 굵어지는 것을 보며 올해 호박 농사는 대성공이겠구나 싶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런데 정작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부터 제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호박 넝쿨에 암꽃만 가득할 때의 당혹감처음 호박 꽃봉오리가 맺혔을 때 저는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꽃 아래에 아.. 2026. 2. 28.
41. 단호박 키우려다 공간 부족으로 중도 포기한 이야기 단호박 농사라는 달콤한 꿈의 시작텃밭을 가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구석에 원대한 꿈을 품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지요. 마트에서 파는 그 작고 단단한 단호박을 내 손으로 직접 수확해 쪄 먹는 상상을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씨앗을 심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농사라는 것이 어디 제 마음처럼만 흘러가던가요? 의욕만 앞선 초보 도시 농부에게 단호박은 생각보다 훨씬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존재였습니다. 처음 단호박 씨앗을 포트에 심었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참 좋았습니다. 꼬박 7일이 지나자 흙을 뚫고 올라온 떡잎 은 어찌나 튼실하고 귀엽던지요. 다른 작물들보다 유난히 두툼한 잎을 보며 올해 단호박 농사는 대성공일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본잎이 세 장 정도 나왔을 때, 모종의 길이는 고작 1.. 2026. 2. 27.
40. 애호박 덩굴이 이렇게 넓게 퍼질 줄 몰랐다 초보 농부의 야심 찬 시작과 무너진 공간 계산처음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을 때 저는 모든 것이 평화롭고 아기자기할 줄만 알았습니다. 작은 모종 하나가 흙 속에서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이 그저 신비롭기만 할 것이라 믿었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특히 애호박을 심으면서 제가 가졌던 환상은 보기 좋게 무너졌습니다. 시장에서 천 원 남짓한 돈을 주고 사 온 애호박 모종 세 개가 제 작은 텃밭을 집어삼킬 정글로 변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식물의 생명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리고 농사가 얼마나 정교한 계획을 필요로 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던 그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식물의 생명력을 과소평가한 대가처음 모종을 심을 때 저는 나름대로 책에서 본 대로 간격을 띄웠다고 생각했습니다. 약 .. 2026. 2. 27.
39. 깻잎에 달팽이가 매일 출근하는 중 깻잎 농사의 최대 난관, 달팽이와의 아침 전쟁도시에서 나고 자란 저에게 흙을 만지는 일은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마침내 작은 텃밭을 일굴 기회가 생겼을 때, 저는 가장 먼저 깻잎 모종을 심었습니다. 특유의 진한 향긋함이 식탁에 오를 생각을 하니 벌써 배가 부른 기분이었거든요. 하지만 텃밭 농사는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았습니다. 요즘 저의 가장 큰 고민은 매일 아침 제 깻잎으로 출근 도장을 찍는 달팽이들과의 전쟁입니다.새벽마다 깻잎을 습격하는 불청객의 정체초보 농부인 저는 처음에 잎사귀에 구멍이 나는 이유를 전혀 몰랐습니다. 단순히 바람이 세게 불어서 상처가 났나 싶기도 했고, 물을 너무 세게 줘서 그런가 하는 엉뚱한 추측도 했었죠. 하지만 깻잎 벌레 종류를 찾아보면서 이것이 전형적인 달팽이의 .. 2026.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