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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거라 생각했지만 거의 안 쓰는 것들

by !lifestyle 2026. 1. 17.

 

벌써 2025년이 되었습니다. 해가 바뀌면 우리는 항상 새로운 다짐을 하고, 그 다짐을 실행하기 위해 무언가를 사들이곤 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통장에 찍힌 월급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며, 이번 지출은 나를 위한 '미래를 위한 투자' 라고 합리화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방 구석에 먼지만 쌓여가는 물건들을 볼 때면 가슴 한구석이 쓰려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구매하고 실패했던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꼭 필요하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쓰지 않는 물건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이 글은 단순히 물건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 소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저의 부끄러운 고백서 이기도 합니다. 혹시 지금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아둔 물건이 있다면,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에 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고사양 태블릿 PC와 주변기기들 (생산성의 환상)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바로 태블릿 PC입니다. 특히 'Pro'라는 이름이 붙은 고사양 모델들 말이죠. 저는 재작년에 큰마음을 먹고 당시 최고 사양이었던 태블릿을 구매했습니다. 키보드 케이스와 전용 펜슬, 그리고 화면 보호 필름까지 풀세트로 장만했으니, 들어간 돈만 거의 200만 원에 육박했었죠.

넷플릭스 머신으로 전락한 200만 원짜리 도구

구매 버튼을 누를 때만 해도 제 머릿속은 온통 장밋빛 미래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 기기로 퇴근 후에 그림도 그리고, 영상 편집도 배워서 유튜브를 시작해야지!', '카페에 앉아 멋지게 업무를 보는 디지털 노마드가 될 거야!' 같은 상상 말입니다. 마치 이 기계를 사면 제가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것 같은 착각 에 빠졌던 것이죠.

하지만 현실은 어땠을까요? 구매 후 첫 2주 정도는 카페에 들고나가 보기도 하고, 괜히 메모 앱을 끄적거려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2025년 현재, 제 책상 위의 태블릿은 최고급 디스플레이를 자랑하는 '유튜브 및 넷플릭스 머신' 으로 전락해 있습니다. 침대에 누워 영상을 볼 때 화면이 커서 좋다는 것 외에는 생산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 편집 앱은 설치만 되어 있을 뿐, 실행 아이콘을 누른 지가 반년이 넘었습니다.

주변기기 비용까지 합치면 발생하는 기회비용

문제는 본체만 산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생산성을 높이겠다며 구매한 키보드 케이스는 무게가 상당해서 휴대성을 떨어뜨렸고, 결국 무거워서 가방에 넣지 않게 되더군요. 펜슬은 또 어떻고요? 필기감이 종이와 다르다는 핑계로 비싼 종이 질감 필름까지 부착했지만, 결국 다이어리는 다시 익숙한 종이와 펜으로 돌아왔습니다.

경제적으로 따져보면 이 손실은 더욱 뼈아픕니다. 200만 원이라는 돈을 연 4% 예금에만 넣어뒀어도 이자 수익이 발생했을 텐데 , 감가상각이 심한 전자기기의 특성상 지금 중고로 팔려고 해도 구매가의 절반 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언젠가 쓰겠지'라는 생각은 전자기기에 있어서만큼은 가장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중고가 방어율과 현실적인 사용 빈도 분석

실제로 IT 커뮤니티의 장터 게시판을 보면 '단순 개봉', '실사용 5회 미만'이라는 태블릿 매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는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생산성의 환상 에 빠져 구매했다가 현실을 자각하고 매물로 내놓는다는 증거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전문 크리에이터가 아니거나, 업무상 필수적으로 펜을 사용해야 하는 직군이 아니라면, 고사양 태블릿은 그저 비싼 장난감이 될 확률이 90% 이상입니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과 '소비'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며, 소비가 목적이라면 보급형 기기로도 차고 넘칩니다.

가정용 운동기구 (공간을 점유하는 비싼 빨래 건조대)

 

두 번째로 후회하는 품목은 바로 가정용 운동기구입니다. 팬데믹 이후 홈트레이닝 열풍이 불면서 저도 실내 자전거와 고가의 런닝머신을 들이고 말았습니다. 밖이 춥거나 미세먼지가 심해도 집에서 운동하면 된다는 논리는 정말 완벽해 보였죠.

실내 자전거가 옷걸이가 되는 놀라운 과정

처음 2023년 말에 기구를 들였을 때는 매일 30분씩 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집이라는 공간은 본능적으로 '휴식' 의 의미가 너무 강했습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면, 눈앞에 있는 운동기구보다 소파가 훨씬 더 강력한 중력으로 저를 끌어당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내 자전거의 핸들바에는 입었던 옷이 하나둘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런닝머신 위에는 택배 박스가 쌓이기 시작했고요. 나중에는 빨래 건조대가 부족할 때 젖은 수건을 걸어놓기에 이보다 완벽한 구조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운동을 위해 산 기구가 공간만 차지하는 흉물스러운 고철 덩어리 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층간소음 문제와 공간 점유율의 압박

한국의 주거 환경, 특히 아파트나 빌라에서는 층간소음 문제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소음 방지 매트를 두껍게 깔아도, 런닝머신을 뛸 때 발생하는 진동까지 완벽하게 잡기는 어렵습니다. 밤늦게 운동하고 싶어서 샀는데, 정작 늦은 밤에는 아랫집 눈치가 보여서 기계를 켤 수가 없더군요.

게다가 이 기구들이 차지하는 공간 비용 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서울의 평당 주거 비용을 생각했을 때, 사용하지 않는 운동기구가 차지하는 1평 남짓한 공간의 가치는 월세로 환산하면 수십만 원에 달할지도 모릅니다. 좁은 집을 더 좁게 만들면서 스트레스까지 주는 애물단지가 된 것이죠.

헬스장 등록비와 기구 구입비의 손익분기점

단순 계산을 해보았습니다. 150만 원짜리 런닝머신을 샀는데, 1년 동안 실제로 뛴 횟수가 30번도 안 됩니다. 그렇다면 1회 이용료가 무려 5만 원인 셈 입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동네 헬스장을 3년 끊거나, 1회 이용권을 끊어서 다니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었습니다.

운동은 의지의 문제이지, 장비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맨손 운동도 안 하는 사람이 기구가 있다고 해서 운동을 할 리가 없다는 불변의 진리를 저는 수업료를 톡톡히 치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유행 따라 산 소형 주방가전 (세척의 귀찮음과 방치)

 

SNS나 유튜브 숏폼 영상을 보다 보면 혹하는 주방 가전들이 있습니다. 와플 메이커, 샌드위치 메이커, 혹은 요거트 제조기 같은 것들 말이죠. 영상 속에서는 뚝딱 맛있는 요리가 완성되지만,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와플 메이커와 샌드위치 메이커의 최후

와플 메이커로 크로플을 만들어 먹으면 카페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준비 과정부터가 일입니다. 생지를 해동하고, 굽고, 토핑을 준비하는 과정은 즐겁습니다. 문제는 먹고 난 뒤입니다. 눌어붙은 반죽과 기름때를 닦아내는 과정 은 정말 고역입니다.

특히 분리형이 아닌 저가형 모델을 샀다가 물로 씻지도 못하고 키친타월로 틈새를 닦아내느라 30분을 끙끙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 고생을 하느니 그냥 4천 원 주고 사 먹고 말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결국 찬장 깊숙한 곳에 박혀 1년에 한 번 꺼낼까 말까 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공간만 차지하고 전기세만 먹는 애물단지들

에어프라이어는 그나마 활용도가 높지만, 식품건조기나 가정용 튀김기 같은 특수 목적 가전들은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한국 가정의 주방은 생각보다 넓지 않습니다. 싱크대 상판에 온갖 기기들이 올라와 있으면 요리할 공간이 부족해지고, 결국 모든 것을 창고에 넣게 됩니다.

창고에 들어간 주방 가전은 죽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꺼내기 귀찮아서 안 쓰게 되기 때문이죠. 게다가 요즘 배달 앱이 얼마나 잘 되어 있습니까? 치킨을 집에서 튀겨 먹겠다고 튀김기를 샀던 제 친구는 기름 처리가 곤란해서 딱 한 번 쓰고 당근마켓에 내놓았습니다.

요리 노동의 가성비와 배달 음식의 유혹

우리는 '홈메이드'라는 단어에 너무 큰 로망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에게 요리는 생존이자 노동입니다. 특정한 한 가지 기능만 수행하는 주방 가전(Uni-tasker)은 그 기능을 매일 쓰지 않는 이상 공간 낭비일 뿐입니다.

범용성이 떨어지는 도구는 결국 도태됩니다. 프라이팬 하나로 굽고, 튀기고, 볶는 것이 훨씬 설거지도 적고 간편합니다. 2025년의 바쁜 현대인들에게 '세척의 용이성'이 보장되지 않는 가전은 사치품 이나 다름없습니다.

현명한 소비를 위한 나만의 기준 세우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렇게 수많은 시행착오와 돈 낭비를 겪으면서 저는 저만의 소비 기준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애드센스 승인을 위해 정보를 찾고 계신 여러분, 혹은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분들에게 제 작은 팁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30일 보류의 법칙과 장바구니 리스트 운용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즉시 결제하지 않고 장바구니에 담아둡니다. 그리고 딱 30일만 기다려봅니다. 신기하게도 일주일만 지나도 '내가 이걸 왜 사려고 했지?' 싶은 물건이 절반 이상입니다.

도파민에 취해 충동적으로 사고 싶은 것과, 내 삶에 진짜 필요한 것을 구분하는 데에는 '시간'만큼 좋은 거름망이 없습니다. 30일이 지나도 계속 생각이 나고, 이 물건이 없어서 일상생활에 구체적인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그때 구매해도 늦지 않습니다. 배송이 하루 늦어진다고 큰일 나지 않더군요.

대여 서비스 활용을 통한 사전 검증

요즘은 고가의 가전이나 IT 기기를 단기로 대여해 주는 서비스가 정말 잘 되어 있습니다. 카메라 렌즈나 캠핑용품 같은 것은 덜컥 사지 말고 주말 동안만 대여해서 써보세요. 막상 써보면 무거워서, 혹은 다루기 힘들어서 구매 의욕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정의 대여료는 실패한 구매 비용에 비하면 아주 저렴한 보험료 입니다. 저는 최근 로봇 청소기를 살까 고민하다가 2주 대여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는데, 저희 집 문턱이 높아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구매를 포기했습니다. 100만 원 넘는 돈을 아낀 셈이죠.

물건이 주는 효용과 나의 라이프스타일 매칭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이 좋다고 해서'가 아니라 '내 생활 패턴에 맞는가'를 따지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명품 등산화도 등산을 가지 않는 사람에게는 신발장 짐일 뿐입니다.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세요. "이걸 사면 운동하겠지", "이걸 사면 공부하겠지"라는 가정법 소비는 99% 실패합니다. 도구가 습관을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습관이 잡힌 후에 도구를 사는 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제가 겪은 씁쓸하지만 솔직한 소비 실패담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어떠신가요? 혹시 "어, 이거 내 이야기인데?" 하고 무릎을 탁 치진 않으셨나요?

우리는 2025년이라는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소비 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건을 소유함으로써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라는 환상, 그 환상이 깨지는 순간 찾아오는 허무함. 이 과정을 줄여나가는 것이 진정한 재테크이자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지갑을 지키고, 집안의 평수를 넓히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했기를 바랍니다. 불필요한 물건을 비워낸 공간에 여러분만의 진짜 소중한 경험과 추억이 채워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다음에는 소비가 아닌, 돈을 들이지 않고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