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왔을 때, 식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비닐과 플라스틱 포장재를 보며 한숨 쉬어본 적 있으신가요? 맛있는 저녁을 해 먹으려던 설렘은 온데간데없고, ‘내가 오늘 먹을 것을 산 건지, 쓰레기를 산 건지 모르겠다’ 는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하죠.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그 기분, 저도 너무나 잘 압니다. 우리는 모두 지구를 사랑하고 싶지만, 편리함이라는 달콤한 유혹과 바쁜 일상 속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하지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변화를 시작한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은 우리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2025년 현재 우리 곁에서 실천 가능한 따뜻하고 똑똑한 제로 웨이스트 장보기 방법 을 나누어보려 합니다.
준비된 마음과 도구 - 장바구니 그 이상을 넘어서

단순히 비닐봉투를 거절하는 것을 넘어,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장바구니 하나 챙겼다고 안심하기엔 우리 장바구니 속 속비닐들의 습격이 너무 거세지 않나요?
프로듀스 백(Produce Bag)의 재발견
마트에서 채소나 과일을 담을 때 무심코 뜯어 쓰는 투명 롤 비닐, ‘속비닐’이라고 하죠?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가 사용하는 비닐의 상당수가 이 속비닐이라고 해요.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프로듀스 백’입니다.
면 주머니도 좋지만, 2025년 트렌드는 단연 ‘망사 주머니’ 입니다. 무게가 가볍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여 계산원분들이 바코드를 찍을 때도 덜 번거롭거든요! 삼베나 오가닉 코튼 메시 소재로 된 주머니를 5~6개 정도 챙겨보세요. 흙이 묻은 감자나 당근을 담았을 때 느껴지는 그 투박한 촉감이 꽤 기분 좋습니다. 혹시 집에 안 입는 얇은 커튼이나 헌 옷이 있다면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서툴러도 내가 만든 주머니에 사과를 담아올 때의 뿌듯함은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답니다.
에코백이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되지 않게 하려면
"에코백, 집에 몇 개나 있으세요?" 아마 사은품으로 받고, 예뻐서 사고, 선물 받아 쌓여있는 에코백이 서랍 한 가득일지도 몰라요. 덴마크 환경보호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면 재질의 에코백 하나가 비닐봉투보다 환경적으로 나으려면 무려 7,100번 이상 사용되어야 한다 고 합니다. 유기농 면이라면 수치는 2만 번까지 올라가죠. 충격적이죠?!
그러니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한다고 새롭고 예쁜 ‘친환경 장바구니’를 쇼핑하러 달려가지 마세요. 지금 신발장 구석에 쳐박혀 있는 그 꼬질꼬질한 장바구니 하나를 닳고 닳을 때까지 사랑해 주는 것 , 그것이 진정한 제로 웨이스트의 시작입니다. 낡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당신의 모습이 그 어떤 명품 백을 든 것보다 훨씬 멋져 보인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장바구니 깜빡했을 때의 대처법
아무리 다짐해도 깜빡하고 빈손으로 마트에 갈 때가 있죠. 그럴 때 자책하며 비닐을 사기보다는, 마트 자율포장대에 있는 빈 종이 박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혹은 입고 있는 외투의 주머니가 넉넉하다면 주머니에 귤 몇 개 찔러 넣고 오는 낭만(?)을 즐겨보는 건 어떠세요? ^^ 가끔은 손에 덜렁덜렁 들고 오는 물건들이 왠지 더 정겹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용서하는 것부터가 지속 가능한 삶의 첫걸음입니다.
용기 내는 용기 - 마트와 시장에서의 실전 기술

‘용기내 챌린지’라는 말 들어보셨죠? 식재료를 담을 다회용기(Container)를 내미는 ‘용기(Courage)’가 필요하다는 중의적인 표현입니다. 처음엔 저도 주저했어요. 유난 떤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거절당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죠.
정육점과 생선 코너에서 당당해지는 법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곳이 바로 정육점이나 생선 코너입니다. 핏물이 흐르거나 냄새가 밸 수 있으니까요. 이때는 스테인리스 용기나 밀폐력이 강력한 실리콘 용기 를 추천합니다. 2025년 현재, 많은 대형마트에서는 키오스크로 주문할 때 '개인 용기 사용'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직원분께 용기를 건네며 “여기에 담아주세요, 비닐은 빼주셔도 됩니다!” 라고 말해보세요. 처음이 어렵지, 한번 해보면 직원분들도 “어머, 준비성 철저하시네요~” 하며 덤을 얹어주시는 따뜻한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만약 거절당하더라도 상처받지 마세요. 위생 규정상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럴 땐 “다음에는 규정이 바뀌면 좋겠네요^^” 하고 웃으며 넘기는 여유를 가져봅시다.
반찬 가게와 두부 가게 공략하기
시장의 묘미는 바로 즉석두부와 반찬이죠. 플라스틱 팩에 담겨 나오는 반찬들은 씻어서 분리수거하기도 정말 귀찮잖아요? 입구가 넓은 반찬통 을 챙겨가면 집에 와서 옮겨 담을 필요 없이 바로 냉장고에 넣을 수 있어 설거지감도 줄어듭니다!
뜨끈한 두부를 내 용기에 받아올 때 그 묵직한 온기가 손끝에 전해지면,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정을 나누는 기분이 듭니다. 국물이 있는 요리를 포장할 때는 보온병이나 텀블러 를 활용해 보세요. 떡볶이나 어묵 국물을 텀블러에 담아오면 집에 올 때까지 식지 않아서 얼마나 맛있게요?!
카페에서 텀블러 그 이상의 가치
이제 카페에서 텀블러 사용은 꽤 일상화되었지만, 여전히 “씻기 귀찮아서” 일회용 컵을 쓰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2025년은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가 더욱 강화된 시점입니다. 텀블러를 사용하면 300원에서 500원까지 할인해 주는 곳이 많아졌어요.
매일 커피 한 잔을 마신다면 한 달에 약 15,000원을 아끼는 셈입니다. 돈도 돈이지만, 내가 오늘 하루 플라스틱 컵 하나를 덜 버렸다는 그 안도감 이 우리 마음을 훨씬 가볍게 해 줍니다. 혹시 빨대가 꼭 필요하다면 실리콘 빨대나 스테인리스 빨대 를 텀블러 안에 쏙 넣어 다니는 센스, 잊지 않으셨죠?
리필 스테이션 탐방 - 필요한 만큼만 채우는 지혜

화려한 포장에 현혹되지 않고 알맹이만 살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Refill Shop)은 제로 웨이스터들의 놀이터와도 같습니다. 처음 가면 낯설 수 있지만, 방식만 익히면 이보다 합리적인 소비가 없습니다.
세제와 화장품 소분 구매의 매력
샴푸, 린스, 주방세제... 다 쓰면 나오는 그 튼튼한 플라스틱 통들, 버리기 너무 아깝지 않나요? 깨끗이 씻어서 말린 후 리필샵으로 가져가세요.
- 저울에 빈 용기를 올리고 무게(Tare)를 잽니다.
- 원하는 만큼 내용을 채웁니다.
- 다시 저울에 올려 전체 무게를 잽니다.
- 전체 무게에서 빈 용기 무게를 뺀 만큼만 계산합니다.
1g 단위로 가격이 책정되니, 새로운 샴푸를 써보고 싶은데 안 맞을까 봐 걱정될 때 딱 50g만 사서 써볼 수도 있어요. 경제적이고 실패 확률도 줄어들죠. “이거 정말 내 피부에 맞을까?” 고민하며 플라스틱 쓰레기만 늘리던 지난날과는 작별입니다!
곡물과 파스타 그리고 향신료
식재료 리필 코너에 가면 쌀, 파스타 면, 각종 향신료를 원하는 만큼 담을 수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나 2인 가구의 경우, 대용량으로 사서 썩혀 버리는 식재료가 많잖아요? 리필샵에서는 딱 한 끼 해 먹을 파스타 면 100g, 카레에 넣을 강황 가루 10g 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집에서 굴러다니는 유리병(잼 병, 파스타 소스 병)을 소독해서 가져가세요. 투명한 병에 알록달록한 파스타 면이나 잡곡이 채워지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심리적 안정감까지 느껴진답니다. 식재료 낭비도 줄이고, 플라스틱 포장도 없애고, 내 지갑도 지키는 1석 3조의 효과 죠.
리필샵이 주는 공동체의 위로
리필샵에 가면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서로 가져온 용기가 특이하면 “어머, 이건 어디서 구하셨어요?” 하고 말을 트기도 하고, 좋은 세제를 추천해주기도 하죠. 나 혼자 유별난 게 아니라, 지구를 위해 애쓰는 이웃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 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됩니다. 2025년에는 동네마다 이런 작은 거점들이 더 많아졌으니, 지도 앱을 켜고 ‘리필 스테이션’을 한번 검색해 보세요. 의외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몰라요!
지속 가능한 습관을 위한 마음가짐

제로 웨이스트는 ‘쓰레기를 0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쓰레기를 줄이려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이 핵심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주문
가끔은 너무 피곤해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플라스틱 용기가 잔뜩 나올 수도 있습니다. 마트에서 급하게 장을 보느라 비닐에 담긴 채소를 살 수도 있죠. 그럴 때 제발 스스로를 탓하지 마세요. “아, 오늘은 어쩔 수 없었네. 다음엔 더 잘해보자!” 하고 쿨하게 넘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죄책감은 우리를 지치게 만들고, 결국 포기하게 만드니까요. 한 명의 완벽한 제로 웨이스터보다, 불완전하지만 노력하는 백 명의 사람들이 지구에는 더 필요합니다.
위생과 관리의 중요성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만큼 세척과 소독은 필수입니다. 특히 고기나 생선을 담았던 용기는 베이킹소다를 활용해 냄새를 잡고, 주기적으로 열탕 소독 을 해주세요. 프로듀스 백도 주기적으로 세탁해야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관리가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을 담는 그릇을 내 손으로 깨끗하게 관리한다는 것 은 내 삶을 돌보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작은 성공을 축하해주세요
오늘 비닐봉지 하나를 거절했나요? 텀블러로 커피를 마셨나요?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세요!! 그런 작은 성공들이 모여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결국 세상을 바꿀 테니까요.
누군가는 “그거 하나 줄인다고 뭐가 달라져?”라고 물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잖아요? 나의 이 작은 불편함이, 북극곰의 살얼음판을 조금이라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요.
오늘도 장바구니를 챙겨 나서는 당신의 뒷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무겁게만 느껴졌던 마음의 짐, 이제 조금은 가벼워지셨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우리, 지치지 말고 함께 가요!